화해와 치유의 자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성지 안내 인사말
환영합니다
병인박해 시기인 1868년 부산지역에서는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옥에 갇힌 이들이 있었습니다. 모두 11명이었는데 그중 3명은 육신의 목숨을 구하고자 배교합니다. 그러나 나머지 8명은 1868년 9월 19일 수영장대에서 자신의 신앙을 목숨으로 증거합니다.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 안에서 육신의 죽음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들 중 이정식 요한과 양재현 마르티노 두 분은 2014년 복자품에 오르게 됩니다. 오륜대순교자성지는 이 두 복자와 여섯 분의 치명 순교자들을 현양하는 부산교구의 대표적 성지입니다.
2013년 10월 교구에서 담당사제를 파견하기 시작한 이후, 긴 기간의 준비와 성지 조성 사업(2023년 11월 - 2026년 8월)을 통해 성지는 오늘날과 같은 현대적 모습으로 변모하였습니다. 26위 순교 성인의 유해를 모셨던 옛 '순교자 성당' 자리에는 성인유해 참배실을 갖춘 새 성당이 들어서 있고, 2층 성전에서 교우들은 제대 뒤의 대형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순교자들의 묘를 바라보며 기도하고 또 미사에 참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옛 오륜대순교자박물관 자리에는 '천주교 부산교구 역사 박물관'이라는 새로운 교육과 문화의 공간이 들어서 있고, 쾌적한 휴게 공간인 카페와 식당 그리고 대형 버스를 포함하여 70대 이상의 차량 주차가 가능한 공간도 마련되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부산지역 8위 순교자의 묘는 늘 성지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의 길과 묵주기도의 길, 성모동굴 등은 그대로 보존되어 성지의 옛 모습과 정취를 간직하고 있으며 성당과 박물관 뒤편에 위치해 있던 녹차밭과 그 주변에 펼쳐진 숲은 누구든 거닐며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는 말처럼, 한국교회는 물려받은 신앙을 충실히 살아내고 전하는데 열심이었던 수많은 순교자들이 흘린 피로 자라난 교회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순교자들의 후손이고, 순교자들은 내가 누구에게서 신앙을 물려받았고, 어떻게 그 신앙을 살아내고 있으며, 누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가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입니다. 오륜대순교자성지를 순례하며 기도하고 미사에 참례하는 모든 분들이 이렇게 순교자들 앞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하느님과 화해하고 몸과 마음으로 치유의 은혜도 풍성히 받기를 희망합니다.
화해와 치유, 그리고 새로운 희망이 이곳에서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오륜대순교자성지가 모든 순례자들에게 참된 쉼과 기도의 공간이 되도록 성지를 가꾸고 보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느님의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기원하며, 멋진 순례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륜대 순교자 성지 담당사제 드림